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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우도를 처음 계획할 때 겨울에 섬을 가는 게 맞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가보니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겨울 한산한 매력이 있더군요. 제주도 우도는 섬의 형상이 소가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과 닮아 '우도(牛島)'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출처: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면적 약 6.18㎢의 이 섬은 제주도의 부속도서 중 가장 넓으며, 성산포항에서 배로 15~20분이면 도착합니다. 저는 렌터카를 성산포항 공영주차장에 세우고 우도행 배에 올랐는데, 이때부터 제 예상과 다른 경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도 뱃길을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주차비 무료인 두문포항을 추천하는 글이 많지만, 제 경험상 성산포항이 더 효율적이었습니다. 성산포항 공영주차장은 최초 30분 무료, 이후 15분마다 500원씩 추가되며 1일 최대 8,000원입니다. 저는 약 5시간 주차하고 4,000원을 지불했는데, 이 정도면 배편 접근성을 고려할 때 충분히 납득할 만한 금액이었습니다. 성산포항의 가장 큰 장점은 배차 간격입니다. 동계 기준(2월까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간격으로 11편이 운항되는데, 여기서 배차 간격이란 관광객이 대기 시간 없이 섬을 드나들 수 있는 핵심 요소입니다. 반면 두문포항은 1시간 간격이라 일정 조율이 까다롭습니다. 왕복 선박요금은 성인 기준 10,500원(도립공원 입장료 포함)으로 두문포항보다 500원 비싸지만, 저는 이후 성산일출봉 일정을 고려해 성산포항을 선택했습니다. 배는 매시 정각에 하우목동항으로, 30분에 천진항으로 출발합니다. 저는 13시 30분 천진항행 우도랜드 2호에 탑승했는데, 2층 갑판에서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며 15분간 이동하는 시간이 꽤 즐거웠습니다. 제주도 겨울 날씨는 정말 예측 불가능한데, 이날은 바람이 강했지만 햇살이 좋아 갈매기들이 유난히 활발하게 따라왔습니다.

순환버스로  안전하게

여행에서 많은 분들이 자전거나 전동킥보드를 선택하는데, 저는 관광지 순환버스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순환버스 요금은 일반 8,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이며 시간제한 없이 자유 이용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자유이용권이란 하루 종일 원하는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승하차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배차 간격은 약 20분으로, 주요 관광지마다 정류장이 있어 대기 시간이 길지 않습니다. 특히 홀수일에는 동쪽 방향(시계 반대), 짝수일에는 서쪽 방향(시계 방향)으로 순환하는데, 저는 12월 7일 홀수날에 방문해 동쪽 코스를 탔습니다. 버스 기사님 말씀으로는 겨울철 자전거와 스쿠터 사고가 생각보다 많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버스에서 내려다보니 좁은 도로에서 차량과 자전거가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순환버스의 가장 큰 꿀팁은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정류장이 곧 명소'라는 점입니다. 저는 처음 계획했던 톨칸이(소머리오름, 우도등대)를 건너뛰고 검멀레 해변에서 내렸는데, 20명 가까이 함께 내리는 걸 보고 선택이 맞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우도 면적은 약 6㎢로 서울 여의도(2.9㎢)의 두 배 정도인데,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체력 소모 없이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우도 동굴 전경사진
우도 동굴 전경사진

검멀레와 하고수동 매력

검멀레 해변은 이름처럼 검은 모래가 깔린 독특한 곳입니다. 여기서 검멀레란 제주 방언으로 '검은 모래'를 뜻하는데, 화산암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현무암 모래가 해변을 이룹니다(출처: 제주관광공사). 겨울철이라 해수욕객은 전혀 없었고,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만 가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도 하면 여름 피크닉을 떠올리지만, 제 경험상 겨울의 한산한 분위기가 훨씬 더 여유롭고 좋았습니다 검  검멀레에서 보트(대인 20,000원)를 타고 동안경굴(東岸鯨窟)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동안경굴은 파도에 의해 해안 절벽이 침식되어 형성된 해식동굴로, 내부에서 보는 푸른 바다가 장관이라고 합니다. 참고 자료에 따르면 동굴 안 물빛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파랗다고 했는데, 저는 시간 관계상 패스했습니다. 다만 직접 경험하신 분의 생각을 들어보니 다음에는 꼭 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검멀레를 간단히 둘러본 뒤 다시 43번 순환버스를 탔습니다. 다음 정류장인 비양도 백패킹 야영지에는 아무도 내리지 않았고, 저도 따라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리고 하고수동 해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습니다. 하고수동 해수욕장은 제가 이번 우도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입니다. 백사장이 넓고 물이 빠지면 해녀상까지 걸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갔을 때는 밀물이라 불가능했습니다. 해변 좌측에 근육질 인어 조형물이 있어 인증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저는 여기서 약 40분을 머물렀는데,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우도의 진짜 매력은 사람 없는 겨울 바다에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우도의 주요 관광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검멀레 해변: 검은 모래와 동안경굴 보트 체험
  • 하고수동 해수욕장: 넓은 백사장과 해녀상, 인어 조형물
  • 우도등대공원: 등대와 전망대에서 보는 제주 본섬 풍경
  • 산호해수욕장: 우도 대표 해변, 땅콩 아이스크림 명물

저는 15시 30분 우도랜드 1호를 타고 성산항으로 돌아왔습니다. 배에서 내릴 때도 갈매기들이 배웅해 주더군요. 우도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온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제주도의 보물 같은 섬입니다. 제주도는 정말 하루 이틀로는 부족합니다. 저도 3박 4일을 다녀왔지만 구석구석 다 보지 못했고, 다음에는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최근 관광객 증가로 환경 훼손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섬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도의 청정한 바다와 해변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겨울철 한적한 우도 여행을 원한다면, 순환버스로 안전하고 여유롭게 둘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lmykys/223700892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