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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야간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여수 돌산공원.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관광공사가 괜히 뽑겠냐"는 생각이 들었는데, 직접 가보고 나서야 그 선정이 얼마나 타당한지 납득이 됐습니다. 여수 야경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그 답은 돌산공원 전망대에 있습니다.

야경 명소 전망대

여수 야경 여행에서 가장 흔히 겪는 문제가 있습니다. 낭만포차 거리나 이순신광장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바다를 제대로 못 본다는 것입니다. 저도 그 경험을 해봤고, 그래서 이번엔 처음부터 조용히 전망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그게 돌산공원이었습니다. 공원에 올라 전망대 데크에 서는 순간, 시야가 사방으로 확 열렸습니다. 이 전망대는 조망각(眺望角)이 매우 넓은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조망각이란 전망 지점에서 수평 방향으로 시야가 확보되는 범위를 뜻하는데, 돌산공원 전망대는 돌산대교, 여수 시내 스카이라인, 장군도까지 한 프레임 안에 담길 만큼 탁 트여 있습니다. 제가 직접 서봤을 때 가장 놀란 건 돌산대교의 조명이었습니다. 다리 전체에 설치된 LED(발광 다이오드) 조명이 8가지 이상의 색상으로 변하면서 해수면을 물들이는 장면은, 사진으로 미리 본 것과 실물의 격차가 상당했습니다. 여기서 LED란 기존 형광등보다 전력 소비가 낮으면서도 색 표현이 선명한 광원으로, 야간 경관 조명에 널리 쓰이는 방식입니다. 돌산대교 전체 길이가 450m에 달하는 사장교(斜張橋)인데, 사장교란 주탑에서 비스듬히 내려온 케이블이 다리 상판을 직접 지지하는 구조로 구조미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교량 형식입니다. 그 긴 다리에 불이 들어오는 장면은 압도적이다 못해 잠시 멍하게 서 있게 만들었습니다. 돌산공원은 1987년에 조성된 이후 지금까지 여수 야경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부지 면적만 약 2만 6천 평에 달하며, 돌산대교 준공 기념탑과 해상 케이블카 탑승장이 함께 자리해 있어 야경 감상 외에도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돌산공원에서 내려다보는 돌산대교 사진
돌산공원에서 내려다보는 돌산대교

돌산대교 야경

여수 야경 여행에서 두 번째로 자주 겪는 문제는 "언제, 어디서 봐야 가장 예쁘냐"입니다. 막연하게 밤에 가면 된다고 생각했다가 아쉬움만 남기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제 경험상 이 두 가지를 미리 알고 가면 후회가 없습니다. 시간에 관해서는, 완전히 어두운 밤보다 일몰 이후 약 30분, 하늘에 남색 기운이 아직 남아 있을 때가 가장 드라마틱합니다. 이 시간대를 블루아워(Blue Hour)라고 합니다. 블루아워란 해가 지평선 아래로 완전히 내려간 직후, 하늘이 짙은 남색으로 물드는 약 20~30분간의 짧은 시간대를 가리킵니다. 이때는 인공조명과 자연광이 함께 섞이면서 야경 사진의 색감이 가장 풍부하게 나옵니다. 저는 이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가 조명이 켜지는 순간을 전망대에서 맞이했는데, 그 장면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위치에 관해서는, 주차를 제4주차장에 하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야를 가리는 것 없이 앞바다가 바로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주차 팁을 포함한 방문 전 확인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주차는 제4주차장 이용 (전망 확보 및 산책로 진입이 가장 빠름)
  • 방문 시간은 일몰 30분 후 블루아워 시작 시점을 목표로 설정
  • 야간 경사로와 계단이 어두우므로 편한 운동화 필수
  • 바닷가 특성상 기온이 빠르게 떨어지므로 얇은 겉옷 지참
  • 야경 촬영 시 삼각대가 있으면 장노출 촬영에 유리

한국관광공사 공식 자료에 따르면 돌산공원은 대한민국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된 여수의 대표 야간 관광지입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이 선정 기준에는 야간 경관의 완성도, 접근성, 안전 환경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는데, 돌산공원은 그 조건들을 고르게 충족하는 장소로 보입니다.

돌산공원 야간관광

전망대에서 야경만 보고 돌아오면 솔직히 이 공원의 절반도 못 즐긴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전망대가 목적지였는데, 막상 걷다 보니 산책로 쪽으로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준공 기념탑 방향으로 산책로를 따라가면 포토존이 곳곳에 나옵니다. 그중 하트 조형물 프레임 안으로 돌산대교가 들어오는 구도는, 제가 찍어본 여수 야경 사진 중에서 구도상 가장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과도한 연출 없이도 장소 자체가 피사체를 만들어주는 곳이라, 사진에 자신이 없는 분들도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책로 중간에서 바다 쪽으로 시야가 열리는 지점이 있는데,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장군도의 야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장군도는 검은 바다 한가운데 홀로 불을 밝히고 있어, 화려한 시내 불빛과 대조를 이루면서 오히려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화려함과 고요함이 한 시야 안에 공존하는 풍경이, 여수 야경이 단순한 야경 이상의 감각을 주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전남도 관광 통계에 따르면 여수시는 전라남도 내 외래 관광객 방문 1위 도시로 꾸준히 자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출처: 전라남도청). 그 이유가 단지 드라마 배경지라서가 아니라, 실제로 볼 것이 충분하기 때문이라는 걸 돌산공원에서 다시 확인했습니다. 야경을 보고 나서 "여수에 또 와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면, 그건 이 공원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한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야경만 보러 갔다가 공기, 바람, 걷는 시간, 그리고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는 감각까지 챙겨 왔습니다. 여수 여행 일정을 짜는 중이라면 돌산공원 전망대는 빼지 마시고, 가능하면 블루아워 시간에 맞춰 올라가 보시길 권합니다. 아마 그 30분이 여행 전체를 기억에 남게 만들어줄 겁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dodo5582/22421707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