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라뱃길을 저는 늘 ‘물류 수송로’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방화동에서 자전거로 20분이면 닿는 거리인데도, 몇 년 동안 그저 스쳐 지나치기만 했거든요. 솔직히 “볼 게 있겠어?” 하는 마음이었죠. 그런데 어느 날 라이딩하다 처음 제대로 들어가 본 순간, 생각이 확 바뀌었습니다.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본 물길이 예상보다 훨씬 시원하게 펼쳐져서 “여기가 인천 맞나?” 싶을 만큼 놀랐고, 폭포 앞에 서니 바람과 물소리가 마음까지 정리해 주는 느낌이었어요. 서해와 한강을 잇는 18.2km 구간에 산책로, 자전거길, 전망 포인트까지 숨은 재미가 꽤 많더라고요. 이제는 답답할 때마다 일부러 핸들을 그쪽으로 돌리는, 제 단골 코스가 됐습니다.

아라마루 전망대

아라마루 전망대는  중간 지점인 인천 계양구 아라로 228번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내려 원형 구조물 입구로 걸어가면 바로 스카이워크 구간이 시작되는데, 여기서 '스카이워크'란 투명한 강화유리로 만든 바닥을 통해 아래 풍경을 그대로 내려다볼 수 있는 공중 보행로를 의미합니다. 3중 강화유리로 제작되어 안전성은 검증되었지만, 저도 처음 발을 디딜 때는 솔직히 좀 무서웠습니다. 전망대 높이는 지상에서 약 50m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실제로 서 있으면 체감상 15층 건물 정도 높이입니다. 아래로는 아라뱃길 수로가 흐르고, 목상교·다남교·계양대교가 순서대로 시야에 들어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작업선 한 척이 조용히 수로를 따라 이 전망대는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며, 야간에는 조명이 켜져서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하네요(출처: 인천광역시 공식 관광정보). 유리 바닥 구간은 생각보다 긴 편인데, 사람들이 많이 다녀서 그런지 바닥에 흠집이 제법 있습니다.

덕분에 아찔한 느낌은 조금 덜했지만, 그래도 난간 너머로 보이는 풍경만큼은 확실히 압도적이었습니다.

 

아라뱃길 인공폭포
아라뱃길 인공폭포

인공 아라폭포

아라마루 휴게소에서 산책로를 따라 약 260m 정도 걸어가면 도착합니다. 여기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폭포가 아니라 수로 시설의 낙차를 활용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폭포를 의미하는데, 규모는 자연 폭포 못지않게 웅장합니다. 절벽 형태의 암벽 구조물에서 물이 쏟아지는 광경은 제가 봤을 때 높이가 대략 20m는 족히 되어 보였습니다. 폭포는 4월부터 11월까지만 가동되며, 동절기에는 동파 방지를 위해 운영하지 않습니다. 하루 4회(오전 11시 30분, 오후 1시 30분, 4시, 5시 30분) 정해진 시간에만 작동하고, 주말과 공휴일에는 저녁 7시에도 추가로 가동합니다. 저는 오후 4시 타이밍에 맞춰 갔는데, 물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주변 온도가 확 내려가는 게 느껴졌습니다. 사용되는 물은 소독 처리와 정기적인 수질검사를 거친다고 안내판에 명시되어 있습니다(출처: 한국수자원공사 아라뱃길관리단). 김포 아라뱃길 수로가 내려다보이는데, 연한 녹색 물빛이 독특합니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구간은 여러 단으로 나뉘어 있어서 물줄기가 계단식으로 흘러내리는 구조입니다. 폭포 옆 데크 계단을 통해 아래쪽 수로까지 내려갈 수 있지만, 계단이 꽤 길어서 저는 중간까지만 내려가 보고 올라왔습니다.

캠핑장으로 변신

또 다른 매력은 캠핑 문화입니다. 저도 라이딩하면서 처음 알게 됐는데, 금요일 저녁만 되면 수로 양쪽 잔디밭이 텐트촌으로 바뀝니다. 특히 계양역 다리 밑 구간은 공연과 불꽃놀이가 열리는 명당자리라서 오후부터 자리 잡기 경쟁이 시작됩니다. 여기서 '불꽃놀이'란 매주가 아니라 특정 기념일이나 행사 기간에만 열리는 야간 이벤트를 의미하는데, 일정은 인천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봄철 벚꽃 시즌에 라이딩을 자주 다녔는데, 아라뱃길 초입부터 청라 방향까지 이어지는 벚꽃 터널이 정말 장관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무가 작았는데, 지금은 제법 커서 작년 만개 시기에는 하늘이 안 보일 정도였습니다. 청라 쪽으로 가면 매화꽃과 개나리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봄 나들이 코스로는 최고입니다. 밤에는 김포공항이 가까워서 비행기 이착륙 풍경이 실시간으로 펼쳐집니다. 캠핑하면서 바로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경험은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하기 어렵죠. 주차 시설도 전망대 입구와 휴게소 양쪽에 총 59대 규모로 마련되어 있고, 모두 무료입니다. 화장실과 편의시설도 아라마루 휴게소 1층에 갖춰져 있어서 당일 데이트나 가족 나들이 코스로 부담 없습니다. 자전거 대여점도 있어서 가족, 여인 모두 자전거를 타고 지는 노을 코스모스길 추억을 한 페이지 만들고 인생컷도 추억을 담을 수 있습니다. 팁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더위가 찾아오는 아라뱃길은 이동 카페에서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걷다 보면 어디선가 가끔 연습을 하시는 어르신의 색소폰 연주도 들을 수 있습니다.  '아라'라는 이름은 민요 '아리랑'의 후렴구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서울 강서구 개화동 한강갑문에서 시작해 김포시와 인천 계양구·서구를 거쳐 서해로 이어지는 이 뱃길은, 처음 계획할 때부터 물류 수송과 문화 공간 조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공사 중이던 초기 모습을 기억하는데, 지금은 물류센터와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유람선까지 운행하면서 점점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건 사고가 가끔 있긴 하지만, 인천과 김포를 잇는 새로운 여가 공간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사계절 내내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니, 주말에 한 번쯤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 https://blog.naver.com/bl85219/224092960956